피하고 싶은 땅, 사마리아로 향하는 발걸음
본문: 사도행전 8:5-25
내 안의 사마리아를 향한 사명의 발걸음
예루살렘 교회의 흩어짐은 실패가 아니라 복음이 새로운 땅으로 전파되는 놀라운 통로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핍박을 피해 흩어진 사람들 중 한 명인 빌립 집사의 발걸음을 추적합니다. 빌립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사마리아'였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이방인의 피가 섞인 사마리아 사람들을 부정하게 여겨 상종조차 하지 않았고, 그들의 땅을 철저히 피해 다녔습니다. 하지만 빌립은 살기 위해 그저 도망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기에, 모두가 피하는 땅인 사마리아를 향해 사명의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그가 도망자가 아닌 사명자였다는 증거는, 그곳에 숨어 침묵하지 않고 입을 열어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했다는 사실에서 드러납니다. 빌립이 전한 복음의 능력으로 귀신이 떠나가고 중풍병자와 지체장애인이 치유받자, 사마리아 성에는 큰 기쁨이 넘치게 되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이 대목에서 우리 각자에게도 마주치기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관계나 상처가 얽힌 '나만의 사마리아'가 존재한다고 짚어주십니다. 도망치고 싶은 그 사마리아를 향해 하나님의 뜻을 붙들고 나아갈 때, 하나님은 그 걸음을 통해 닫힌 곳에 기쁨을 회복시키는 능력을 베푸십니다.
섬김의 끝자락에 남아야 할 단 한 분, 예수 그리스도
사마리아 성에는 이미 마술을 부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큰 인물 행세를 하던 '시몬'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시몬과 빌립 모두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기적을 행했지만, 그 능력의 끝자락이 향하는 방향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시몬의 기적은 결국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주목하고 칭송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빌립은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만을 드러냈으며, 그 결과 사람들은 빌립이 아닌 예수님을 믿고 침례를 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과 헌신의 자리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교회에서 봉사하거나 누군가를 섬길 때, 그 끝자락에 '나'라는 존재가 드러나기를 원하고 인정받지 못해 상처받고 있다면 그것은 올바른 섬김이 아닙니다. 우리의 모든 섬김과 관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영혼들이 나에게 묶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는 데 있어야 합니다.
허물어지는 장벽과 은혜를 거래하지 않는 신앙
사마리아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예루살렘에 전해지자, 베드로와 요한이 파송됩니다. 두 사도가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안수하여 성령을 받게 한 사건은,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사이에 존재하던 오랜 증오와 분열의 장벽이 무너지고 성령 안에서 온전히 하나 됨을 이루는 거대한 화해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복음의 참된 능력은 분열을 넘어 화해를, 막힌 담을 허물고 하나 됨을 창조합니다.
그런데 이 영광스러운 화해의 현장에서 마술사 시몬은 돈을 주며 "내게도 손을 얹어 성령을 받게 하는 권능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시몬은 예수님을 믿고 침례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자기 자신이 주인이 되어 능력을 통해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는 옛 목적을 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우리 역시 은연중에 하나님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하십니다. "내가 이것을 헌신할 테니 하나님은 저것을 주십시오"라는 식의 신앙은 대가를 바라는 종의 태도입니다. 하나님은 대가를 지불하고 권능을 얻어내는 거래가 아니라, 비록 가진 것 없는 빈손일지라도 정직하게 엎드려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자녀의 기도를 원하십니다.
설교의 마지막, 목사님께서는 한 주간 실천할 세 가지 영적 과제를 주십니다. 첫째, 피하고 싶은 내 삶의 사마리아를 찾아 그 영혼을 위해 기도부터 시작하십시오. 둘째, 내 헌신의 끝자락에 오직 예수님만이 남게 하십시오. 셋째, 먼저 손을 내밀어 닫힌 벽을 허무는 자가 되십시오. 값없이 받은 은혜를 영혼들에게 값없이 흘려보낼 때, 빌립의 한 걸음이 여러 마을의 굳게 닫힌 복음의 문을 열었듯 우리의 삶을 통해서도 놀라운 생명의 역사가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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