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요약] 당신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본문: 사도행전 7:9-16
시기심이 낳은 비극, 부패한 본성의 민낯
스데반의 설교는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을 지나 자연스럽게 열두 족장과 요셉의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성경은 믿음의 계보를 잇는 족장들이 동생 요셉을 시기하여 애굽의 노예로 팔아넘긴 끔찍한 사건을 숨기지 않고 담담히 고발합니다. 하나님의 택함 받은 백성이라 할지라도, 그 내면에는 형제를 팔아넘길 만큼 지독한 시기심과 부패한 본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무력한 우리 인간의 진짜 모습입니다.
인간의 악을 뒤집으시는 하나님의 섭리
형제들은 요셉을 버렸지만, 하나님의 일하심은 인간의 악함이나 실패 때문에 멈추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그와 함께 계셔"라는 짧고 강력한 문장으로 상황의 반전을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철저히 버려진 요셉과 동행하셨고, 그를 모든 환난에서 건져내셨습니다. 죄수로, 노예로 전락했던 그에게 은혜와 지혜를 주시어 마침내 애굽의 총리, 즉 세상을 기근에서 살려낼 구원자로 준비시키셨습니다. 인간의 치명적인 죄악마저도 선용하시어 생명을 살리는 통로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입니다.
기근 속에서 마주한 과거의 부끄러움
시간이 흘러 애굽과 가나안 온 땅에 극심한 흉년이 덮칩니다. 먹을 것이 없어 죽음의 위기에 처한 형제들은 양식을 구하기 위해 애굽으로 향했고, 마침내 자신들이 팔아넘겼던 동생 앞에 엎드리게 됩니다. 살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자신들의 가장 추악한 과거와 죄악이 낱낱이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형제들에게 그 자리는 얼마나 두렵고 참담했을까요. 하지만 그들은 살기 위해, 그 지독한 부끄러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엎드려야만 했습니다.
복수 대신 내어준 양식, 십자가의 은혜
놀랍게도 형제들이 마주한 것은 복수의 칼날이 아니었습니다. 요셉은 과거의 죄를 묻는 대신 형제들을 끌어안고 함께 울며 생명의 양식을 넉넉히 내어줍니다. 형제들에게 버림받았으나 마침내 그들을 살려낸 요셉의 모습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통과하시고 생명의 떡이 되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정확히 가리킵니다.
우리는 때로 잦은 실패와 부끄러운 죄악 때문에, 염치가 없어서 하나님 앞에 서기를 주저합니다. 하지만 내 모습이 얼마나 망가져 있든, 과거의 죄가 얼마나 크든 상관없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생명의 양식이 있는 참된 안식처, 예수 그리스도 앞으로 기필코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엎드린 우리의 염치없는 걸음을 결코 내치지 않으시고, 생명의 품으로 넉넉히 안아주시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양식을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사명
이 벅찬 은혜를 먼저 누린 우리는 이제 일상의 자리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우리가 거저 받은 이 생명의 양식은 결코 나 혼자만 배불리 먹고 끝내라고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훗날 주님 앞에 섰을 때 "그 귀한 양식을 너 혼자만 먹다 왔느냐"는 물음을 마주하지 않으려면, 지금 내 곁의 굶주린 영혼들에게 기꺼이 눈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먼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으로 빚어질 때, 우리 씨앗교회는 그저 모여서 안식하는 공동체를 넘어 생명의 양식을 세상에 풍성히 흘려보내는 거룩한 통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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