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칼럼] 함께하는 시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앙
목장을 마치고 목양실에서 말씀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창밖 마당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제 귀에 들어왔습니다. 진아와 희찬이, 그리고 수현 형제와 영진 자매가 함께 정원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풀을 뽑고, 흙을 고르고, 꽃을 심으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들. 그 소리가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즘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가상 공간 속에서 보내는 시대입니다. 각자의 화면 앞에 앉아 있지만, 정작 서로의 마음은 멀어지기 쉬운 시대입니다. 그런데 그날 마당에서는 달랐습니다.
손에 흙을 묻히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웃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신앙은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앙은 거창한 일을 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땀 흘리고, 서로의 삶을 나누는 자리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일상의 작은 순간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맡겨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그 선물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제 가정도 돌아보게 됩니다. 어느덧 아이들이 자라 각자의 삶이 바빠지고, 함께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아쉬운 것은 시간의 양이 줄어든 것보다 관계의 깊이가 충분히 자라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같이 있었던 시간은 많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깊이 나눈 시간은 얼마나 되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잠시 멈추어 함께 걸어가고, 함께 이야기하며, 함께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간을 다시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신앙은 혼자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입니다. 오늘, 하나님이 맡겨주신 사람과 시간과 자리 속에서 작은 사랑의 씨앗 하나를 심어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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