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칼럼] 은혜가 부엌까지 흐르는 시간
매주 화요일이면 제 사무실에 조용히 스며드는 소리가 있습니다. 예배당에서 울려 퍼지는 찬양과 기도의 소리입니다. 문을 닫고 업무를 보고 있어도, 벽을 타고 흘러오는 그 음성은 분명하게 들립니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고, 누군가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그 소리는 단순한 음향이 아닙니다. 살아 있는 공동체의 심장 박동과도 같습니다.
기도가 있는 곳에는 하나님을 향한 기대가 있고, 하나님을 향한 기대가 있는 곳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저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아, 우리가 살아 있구나.’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구나.’
기도는 공동체를 숨 쉬게 합니다. 우리를 낮추고 하나님을 높이며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줍니다. 그리고 기도의 시간이 끝나면 부엌에서는 또 다른 향기가 피어오릅니다.
정성껏 다듬은 채소, 보글보글 끓는 국 냄비. 누군가는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히 움직이며 어느새 웃음꽃이 주방 가득 피어납니다. 영적인 양식을 나눈 뒤에 맛있는 육의 양식이 더해지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음이 채워지고, 따뜻한 음식으로 몸이 채워집니다.
저는 이런 화요일이 참 좋습니다. 찬양과 기도가 울려 퍼지고, 웃음과 음식 냄새가 이어지는 하루. 하늘의 은혜와 땅의 기쁨이 한 공간 안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 말입니다.
살아 있는 공동체는 프로그램이 많은 곳이 아니라 기도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식탁의 웃음으로 이어지는 곳입니다.
이번 주도 우리 안에 울려 퍼지는 기도의 소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고, 우리의 식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기를 소망합니다. 화요일의 그 아름다운 소리가 우리 공동체의 내일을 밝히는 빛이 되기를 조용히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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