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칼럼] 첫눈, 그리고 함께의 힘
첫눈이 내렸습니다. 어릴 적엔 눈이 오면 세상이 하얀 동화책처럼 열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동네 아이들과 한바탕 뛰놀고, 서로 눈을 털어주고, 함께 눈을 치우며 웃음이 끊이지 않던 그때. 그 시절의 첫눈은 그저 ‘기쁨’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 맞는 첫눈은 전과 다릅니다. 눈은 더 이상 설렘보다는 ‘해야 할 일’, ‘책임’으로 다가옵니다.
교회 주변의 경사진 도로를 치우지 않으면 차들이 지나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눈이 내릴 때마다 삽을 들고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동네분들이 안전하게 오고 갈 수 있도록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그 일을 말입니다.
사실 몸보다 더 힘든 것은, 그 일을 알아주는 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은 점점 더 개인으로 향하고, 서로의 필요를 대신 채워주던 따뜻한 마음들이 희미해져 갑니다. 눈이 오면 누군가는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다들 알지만, 그저 각자의 눈앞의 일에 바빠 마음을 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고단한 자리에 제 딸과 아들이 함께 삽을 들고 나왔습니다. 말없이 옆에 서서 눈을 치우기 시작하는 아이들. 그 순간 눈보다 더 따뜻한 무언가가 마음속에 소복하게 쌓였습니다.
"아, 함께 한다는 건 이런 힘이구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걷는 길은 때로 너무 춥고 외롭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곁에서 함께 걷는다면 그 길은 전혀 다른 길이 됩니다. 힘이 나고, 외롭지 않고, 다시 걸어갈 용기가 생깁니다.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주신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요?
씨앗교회에는 제가 혼자가 아니게 해주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함께 기도하고,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길을 치우는 사람들. 여러분 덕분에 제 마음에 감사가 쌓이고 첫눈처럼 포근한 기쁨이 내려앉습니다.
올해 첫눈을 맞으며 다시 깨닫습니다. 혼자는 힘들지만, 함께라면 따뜻해집니다. 함께라면 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라면 우리는 다시 힘을 얻습니다.
사랑하는 씨앗 식구들이 함께 있어서, 저는 참 행복합니다. 올겨울도 우리 함께 따뜻하게 걸어가요.

[시127:3] 자식은 주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태 안에 들어 있는 열매는, 주님이 주신 상급이다.
답글삭제아멘!! 귀한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삭제네 함께 따뜻하게 걸어가는 성도가 될게요. 감사해요.😁😆
답글삭제아멘 저두요~~^^
삭제가장 가까이에 있는 제가 눈 치우시는 목사님 안 도와드린 거에 엄청 찔림이....눈이 오면 이젠 같이 함께 할게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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