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칼럼] 김장을 통해 배우는 공동체의 아름다움


겨울이 가까워지면 씨앗교회는 매년 한 가지 특별한 일을 준비합니다. 바로 교회 식구들이 일 년 동안 먹을 김치를 함께 담그는 일, ‘김장’입니다. 일상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지요.


요즘은 김장을 직접 하는 가정이 많이 줄어들었고, 젊은 세대에게 김치는 ‘사는 것’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렇기에 교회에서 함께 담그는 김장은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이 됩니다.


그 시간에는 단순히 ‘김치’라는 음식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공동체가 함께 삶을 나누고 서로를 세워가는 영적인 경험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김장을 한다는 것은 결코 편한 일이 아닙니다. 배추를 씻고 나르고, 양념을 만들고, 함께 버무리다 보면 몸은 금세 지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과정은 힘듦만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 서로를 위해 수고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누는 이야기와 웃음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섬김의 기쁨을 경험하게 합니다. 성경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섬길 때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임하신다고 가르칩니다. 김장은 바로 그 말씀을 실제로 경험하는 현장입니다.


우리 자녀들도 처음엔 서툴고 어색한 손길이었지만, 아이들이 교회에서 ‘함께 일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그 어떤 교육보다 깊은 가르침이 됩니다. 이 시간은 단지 김치를 담그는 자리가 아니라, 교회라는 가족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함께하는 법을 배우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김치는 오래 두고 함께 먹는 음식입니다. 그렇기에 김장에 참여한 분들의 손길은 김치의 맛 속에 고스란히 담겨, 1년 내내 식탁에서 공동체의 사랑을 기억하게 합니다. 김치는 단순히 반찬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억을 보관하는 항아리가 됩니다. 그러니 올해 우리가 담그는 김치는 한 해 동안 씨앗교회 가족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연결고리가 될 것입니다.


세상은 점점 개인화되고 분리되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해지고, 각자의 편함과 효율이 삶의 기준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신앙은 홀로 서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함께 수고하고,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웃는 동안 우리의 관계는 더 단단해지고, 마음은 더 가까워지고, 서로를 향한 사랑이 자라납니다.


이런 작은 경험들이 쌓여 씨앗교회가 추구하는 ‘함께하는 교회’의 기초가 됩니다.


올해도 우리는 함께 김장을 하게 됩니다. 힘들지만 그 속에 기쁨이 있고, 고되지만 그 안에 사랑이 있고, 시간이 들지만 그 시간 속에 공동체가 다져집니다.


한 해 동안 우리가 먹을 김치를 통해 씨앗교회가 더 따뜻해지고, 서로를 더 깊이 사랑하는 공동체로 자라가기를 축복합니다. 김치의 맛보다 더 진한 사랑이 우리 가운데 깊이 배어들기를 소망합니다.


정철용 목사 드림

댓글

  1. 찐 김장은 처음인데 힘들었어도 보람찼습니다!!

    답글삭제
  2. 그러네요. 김장김치 과정은 번거롭고 힘들었어도 그 안에 함께하는 기쁨이 있고, 마음을 담고 사랑을 담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모두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답글삭제
  3. 올해 김장은 왁자지껄 떠들썩했어도 웃음이 있었고 은혜가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도 성령의 조미료를 잔뜩 뿌려주셨으리라 믿습니다^^

    답글삭제
  4. 너무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다들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한번 더 섬기시고자 하는 식구들의 모습에 큰 은혜였습니다.
    맛있는 김치가 기대되네요. ^^

    답글삭제
  5. 정말 오랜만에 하는 김장이었는데요. 말없이 섬겨주신 공동체 식구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답글삭제

댓글 쓰기